목차
- DaVinci Resolve Photo 페이지 — 뭐가 들어있나
- 비교 기준 — 같은 선에 놓고 보려면
- 카탈로그와 에코시스템 — Lightroom의 본진
- 가격 — 장기전에서 판이 뒤집힌다
- 영상+사진 통합 워크플로우 — 실제 의미
- 지금 전환해야 할까 — 세 가지 시나리오
Adobe Creative Cloud 결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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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를 갱신하려다 멈췄다. 연간으로 따지면 Adobe Lightroom에 약 16만 5천 원을 내고 있었다. 마침 Blackmagic Design이 DaVinci Resolve에 Photo 페이지를 출시했다는 소식이 겹쳤다. 영상 색보정은 이미 DaVinci Resolve로 하고 있었으니, 사진 보정까지 하나로 합칠 수 있으면 구독료를 아예 끊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결제를 갱신하기 전에 기능 단위로 비교해보기로 했다.
DaVinci Resolve는 원래 영상 색보정 도구다. 할리우드 포스트 프로덕션에서 쓰이는 Color 페이지가 핵심이었고, 여기에 Edit, Cut, Fusion, Fairlight 페이지를 차례로 추가하면서 올인원 영상 제작 도구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이번에 사진 편집 전용 Photo 페이지까지 넣었다. Adobe의 영역을 정면으로 건드린 것이다.
DaVinci Resolve Photo 페이지 — 뭐가 들어있나
2026년 4월 기준, Blackmagic Design은 DaVinci Resolve에 Photo 페이지를 공식 추가한 상태다. 정확한 출시 버전과 세부 스펙은 Blackmagic Design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노드 기반 색보정의 확장
Photo 페이지의 기본 구조는 DaVinci Resolve의 기존 강점인 색보정 엔진 위에 사진 전용 워크플로우를 얹은 형태다. Lightroom의 슬라이더 패널과는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다.
Lightroom에서 보정 순서는 사실상 고정이다. 기본 패널(노출, 대비) → 톤 커브 → HSL → 색조 분할 → 디테일 → 렌즈 보정.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구조고, 이 순서를 바꾸기 어렵다. 마스크를 여러 개 쌓으면 어느 마스크가 어디에 영향을 주는지 추적이 힘들어진다.
DaVinci Resolve는 노드 그래프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 각 노드가 독립적인 보정 레이어 역할을 하고, 직렬/병렬 연결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노드 1 (Serial): 노출 + 화이트밸런스 보정
→ 노드 2 (Serial): 퀄리파이어로 피부톤 범위 선택 후 채도 조정
→ 노드 3 (Parallel): 하늘 영역 색온도 개별 조정
→ 노드 4 (Parallel): 그림자 영역 리프트
→ 노드 5 (Serial): 전체 컨트라스트 커브 + 필름 그레인
노드 2와 노드 5의 순서를 뒤집으면 결과물이 달라진다. 이런 세밀한 보정 순서 제어는 Lightroom에서 구현하기 어렵다. 컬러리스트에게는 익숙한 방식이지만, Lightroom만 써온 사람에게는 러닝커브가 꽤 있다.
DaVinci Neural Engine 기반 AI 기능
DaVinci Neural Engine은 영상 편집에서 이미 검증된 기술이다. Magic Mask로 사람이나 오브젝트를 자동 선택하고, Face Refinement로 얼굴 영역별 보정을 하고, Super Scale로 해상도를 올리는 기능이 영상 쪽에서 쓰이고 있었다. Photo 페이지는 이 엔진을 스틸 이미지 전용으로 튜닝한 형태다.
구체적으로는 AI 노이즈 제거, 슈퍼 해상도, 오브젝트 기반 자동 마스킹 등이 포함된다. Adobe도 2024년부터 Lightroom에 AI Denoise를 넣었고 평가가 상당히 좋다. 동일 RAW 파일로 양쪽 AI 디노이즈를 직접 비교해보지 않은 상태라 화질 차이를 단정할 수는 없다. 커뮤니티 비교 결과가 쌓이면 판단이 수월해질 것이다.
RAW 포맷 지원
Blackmagic은 자체 포맷인 BRAW(Blackmagic RAW)에 최적화되어 있고, RED R3D 같은 시네마 RAW도 지원한다. 스틸 카메라 RAW 쪽은 Canon CR3, Sony ARW, Nikon NEF 등 주요 포맷을 지원한다고 밝혔는데, Adobe Camera Raw(ACR)가 수십 년간 쌓아온 카메라 프로파일 데이터베이스에 비하면 범위가 좁을 수 있다. 특히 후지필름 X-Trans 센서 RAW나 최신 카메라의 프로파일 지원 속도는 확인이 필요하다.
본인이 쓰는 카메라 바디의 RAW가 지원되는지를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한다. 이게 안 되면 나머지 비교는 의미가 없다.
비교 기준 — 같은 선에 놓고 보려면
"어느 쪽이 더 좋냐"는 질문은 너무 넓다. 사진 편집 도구를 평가할 때 쓸 수 있는 기준을 5가지로 잡았다.
- RAW 현상 품질과 포맷 지원 — 사진 편집의 출발점이다. 여기서 막히면 비교 자체가 불가.
- 색보정 도구의 깊이 — 두 도구의 철학 차이가 가장 큰 영역.
- 카탈로그와 자산 관리 — 사진 수십 장이면 상관없지만, 수천~수만 장이면 핵심.
- 에코시스템 — 프리셋, 플러그인, 모바일 연동, 서드파티 지원.
- 가격 구조 — 월 구독 vs 일회성 구매. 장기 비용이 크게 갈린다.
위에서 RAW와 색보정은 이미 다뤘으니, 나머지 세 항목을 이어서 비교한다.
카탈로그와 에코시스템 — Lightroom의 본진
자산 관리 시스템
이 영역에서는 Lightroom이 확실히 앞서 있다. Lightroom Classic의 카탈로그 시스템은 날짜, 키워드, 컬렉션, 스마트 컬렉션, 색 라벨, 별점으로 수만 장을 분류한다. 20년 가까이 다듬어진 구조다.
DaVinci Resolve의 미디어 관리는 프로젝트 단위 Media Pool 구조다. 빈(Bin)으로 클립을 분류하는 방식은 영상 편집에 최적화되어 있지, 사진 수만 장의 장기 아카이빙에는 맞지 않는다. Photo 페이지가 독립적인 사진 카탈로그 기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가 핵심인데, 출시 초기에 Lightroom 수준의 카탈로그를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사진이 취미 수준이고 한 번에 수십 장을 보정하는 정도라면 폴더 기반 관리로 충분하다. 전업 사진작가처럼 연간 수만 장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 Lightroom의 카탈로그를 대체할 도구는 현재 Capture One 정도밖에 없다.
프리셋과 서드파티 생태계
Lightroom 에코시스템은 거대하다. VSCO, RNI Films 같은 필름 시뮬레이션 프리셋이 수천 종류 유통되고 있다. Nik Collection, Topaz Labs 같은 플러그인도 Lightroom Classic과 연동된다. 커뮤니티 규모 자체가 다르다.
DaVinci Resolve도 LUT와 PowerGrade 공유 문화가 있다. 영상 색보정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쓰인다. 그런데 사진 전용 프리셋 생태계는 형성 초기 단계다. Photo 페이지가 Lightroom의 .xmp 프리셋을 임포트할 수 있는지도 아직 불확실하다.
모바일 쪽은 비교가 성립하지 않는다. Adobe Lightroom Mobile은 스마트폰에서 RAW 촬영 → 보정 → 클라우드 동기화가 매끄럽게 이어진다. DaVinci Resolve는 iPad 버전이 존재하지만 사진 편집 중심이 아니다. 모바일에서 촬영 후 바로 보정하는 워크플로우가 필수라면 현재로서는 Lightroom이 유일한 선택지에 가깝다.
가격 — 장기전에서 판이 뒤집힌다
2026년 4월 기준 가격 비교다.
| 항목 | Adobe Lightroom | DaVinci Resolve |
|---|---|---|
| 가격 모델 | 월 구독 | 무료 + 일회성 구매 |
| 무료 버전 | 없음 | 있음 (핵심 기능 포함) |
| 유료 버전 | Photography Plan 월 ~$9.99 | Studio $295 일회성 |
| 연간 비용 | ~$120 | $0 또는 $295 (1회) |
| 3년 누적 | ~$360 | $0 또는 $295 |
| AI 기능 접근 | 구독 플랜에 포함 | Studio에 포함 |
| 클라우드 스토리지 | 20GB~1TB (플랜별) | 없음 |
3년 이상 쓸 생각이면 DaVinci Resolve Studio가 비용 면에서 확실히 유리하다. Blackmagic의 기존 패턴을 보면 핵심 편집 기능은 무료로 풀고, Neural Engine 기반 AI 기능만 Studio로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 무료 버전에서 Photo 페이지가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에 따라 무료 사용자에게도 꽤 쓸만한 사진 편집 도구가 될 수 있다.
Adobe 구독 모델의 락인(lock-in) 문제도 고려 대상이다. Lightroom 구독을 중단하면 카탈로그에 저장된 보정 데이터에 접근하기 어려워진다. RAW 파일 자체는 남아 있지만, 비파괴 편집 히스토리가 카탈로그에 종속된 구조다. DaVinci Resolve는 프로젝트 파일이 로컬에 저장되고, 구매 후 업데이트가 끊겨도 기존 버전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영상+사진 통합 워크플로우 — 실제 의미
DaVinci Resolve Photo의 진짜 경쟁력은 독립적인 사진 편집 도구로서가 아니다. 영상과 사진을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서 처리하는 통합 워크플로우에 있다.
영상 작업 중에 제품 컷이나 썸네일을 뽑아야 하는 상황이 자주 있다. 이전에는 DaVinci Resolve 타임라인에서 스틸 프레임 추출 → Lightroom으로 가져가서 색보정 → JPEG 내보내기 → 다시 DaVinci Resolve로 임포트하는 왕복이 필요했다. Photo 페이지가 생기면서 이 과정이 앱 내 탭 전환으로 줄어든다.
색보정 일관성도 실질적인 이점이다. 영상 Color 페이지에서 만든 노드 트리를 Photo 페이지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면, 영상과 스틸 사진의 색감을 통일하기가 쉬워진다. 브랜드 콘텐츠 제작에서 영상과 사진의 색감이 따로 노는 건 꽤 흔한 문제인데, 하나의 도구에서 같은 색보정 파이프라인을 공유하는 것만으로 이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된다.
이 시나리오에 해당하는 사람 — 유튜버, 영상 제작자, 1인 콘텐츠 크리에이터 — 에게는 DaVinci Resolve Photo가 단순한 Lightroom 대안이 아니라, 작업 흐름 자체를 바꾸는 도구가 된다. 반대로 사진만 전문으로 하는 사람에게는 이 장점이 의미가 없다.
지금 전환해야 할까 — 세 가지 시나리오
당장 Lightroom을 끊고 DaVinci Resolve로 갈아타는 건 대부분의 경우 시기상조다. 카탈로그 이전 경로가 확립되지 않았고, 사진 전용 프리셋 생태계도 초기 단계고, 모바일 워크플로우가 빠져 있다.
전환이 합리적인 시나리오는 세 가지 정도다.
이미 DaVinci Resolve를 쓰고 있는 영상 편집자. 추가 비용 없이 사진 보정 기능을 쓸 수 있다. 특히 영상 프로젝트 안에서 스틸 이미지를 함께 처리하는 워크플로우가 있다면 당장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 Lightroom 구독을 바로 끊을 필요 없이, 병행하면서 Photo 페이지의 기능 성숙도를 지켜보는 게 현실적이다.
Lightroom을 아직 안 쓰거나, 새로 시작하려던 사람. 기존 카탈로그가 없으니 락인 문제가 없다. DaVinci Resolve 무료 버전을 먼저 설치해서 본인 카메라의 RAW 지원 여부를 확인하고, 색보정 워크플로우가 맞는지 테스트하면 된다. 맞으면 구독료를 아예 안 내도 되고, 안 맞으면 그때 Lightroom을 시작해도 늦지 않다.
색보정 깊이가 필요한 사람. Lightroom의 슬라이더로는 한계가 느껴지는 시점이 온다. 노드 기반 시스템을 한번 익혀두면 보정의 자유도가 확 올라가고, 영상 색보정으로 스킬을 확장하기도 수월하다.
Lightroom 카탈로그에 수년치 데이터가 쌓여 있고, Adobe 에코시스템(Photoshop, Bridge, Portfolio)에 깊이 묶여 있다면 전환 비용이 이점보다 크다. 이 경우에는 DaVinci Resolve Photo를 서브 도구로 두고 특정 작업에만 쓰는 게 낫다.
결제 알림에서 시작된 비교치고는 꽤 길어졌다. 결국 나는 Lightroom 구독을 한 달 더 연장했다. 카탈로그에 쌓인 2년치 보정 데이터를 버릴 수 없었다. 다만 새로 찍는 사진 중 영상 프로젝트와 연결된 것들은 DaVinci Resolve Photo로 보정을 시작했다. 두 도구를 병행하면서 Photo 페이지의 업데이트 속도를 지켜보는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Blackmagic이 카탈로그 관리와 모바일 동기화를 1~2년 안에 보강한다면, Lightroom의 점유율이 실질적으로 흔들리는 시점이 올 거라고 본다. $295 일회성 구매로 영상+사진 편집을 모두 커버하는 도구는 현재 DaVinci Resolve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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